인간이라고 일컬어지는 사피엔스 종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갈지’ 예측해보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은 이 책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책에서 언급한 내용은 하나의 관점일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저자도 그 점은 인정하였다.
“우리는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p.342)
하지만 저자의 주장은 하나의 관점으로 넘기기에는 무게가 있다. 그는 ‘사피엔스는 지적설계를 할 수 있는 신의 위치에 오를 것이고, 이는 사피엔스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한다. 사피엔스가 신의 위치에 오르는 것이 당연시되는 일이라면, 그에 따르는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저자의 주장대로 책임을 질 수 없는 일이기에, 사피엔스는 종말을 보게 될 것인가?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p.588). 당장 10년뒤 세계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시대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존재한다.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면서 종전과 똑같은 오늘을 살고 있다면, 미래는 우리가 ‘역시나’ 생각했던 대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
댓글
* 최대 한글 50자, 영문 100자까지 입력 가능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