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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리뷰

작성자
권현정 [**ngsinghj@naver.com]
작성일
2016-10-11
조회
901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답을 이미 알고 있다는 생각에 떠올려보지 못한 질문들이 너무나 많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대체 왜 이런 질문들을 지금껏 무시하고 살았으며, 이 질문들이 현재 이 시대에 사는 나에게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까라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책을 읽는 내내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게 했다.
수렵채집시대보다 뇌 용량이 작은 우리는 무엇이며, 역사에 걸쳐 수많은 동물들을 학살해 온 우리는 무엇일까. 농업혁명이 최대의 사기라면 우리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사기는 대체 무엇일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 무엇도 당연하지 않다는 게 이 책이 깨닫게 해주는 놀라움이었다. 내가 지금 주식으로 먹고 있는 쌀도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 사실 밀이 우리 인간을 길들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충격적이었다.
역사는 개별 유기체의 행복에 무관심하다고 했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문화가 반드시 호모 사피엔스에게 가장 좋은 문화라는 생각은 근거가 없다. 줄곧 사피엔스를 행복으로 이끌었다 생각된 농업, 과학 혁명도 사피엔스의 머릿속에 들어찬 기생충이 만든 결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도 인생이 돌아가는 속도를 과거보다 빠르게 만들고 있다. 과거보다 빠르다는 건 과연 좋은 걸까? 빠름으로 인해 얻어질 수 있는 능력은 무엇일까?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을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게 만드는 능력을 급하게 키우고 있는 게 아닐까? 미래에 대한 근본적 불확실성을 가진 우리는 어떻게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역사상 유례없을 불평등은 이미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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