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지식강연

  • 명사명 사진

    행사명
    [9월]명사의지식강연 이병률시인이 선사하는 좋은 여행
    행사일
    2017-09-15 ~ 2017-09-15 15:00 ~ 17:00
    접수기간
    2017-08-16 ~ 2017-09-15
    행사장소
    중앙도서관 2층 AV실
    신청인원/정원
    43명/50명
    대상
    동국인 누구나
  • [9월]명사의지식강연 이병률시인이 선사하는 좋은 여행

    도서명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여행산문집 
    저자
    이병률 
    발행처
    달: 문학동네 
    발행년도
    2012 
    ISBN
    9788993928488

내용

후기

정지현 2017-10-12 추천(0)
9월 명사의 지식강연, 이병률 시인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머리맡에 이병률 시인의 여행산문집들을 두고 생활하는 나는, 중학생 시절부터 이병률 시인의 책들을 좋아했다. 처음에는 도서관에서 '끌림'이라는 산문집을 시작으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산문집이지만 읽다 보면 시를 여러 편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병률 작가의 책을 읽을 때면 아무 생각 없이 읽혀지기도,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 수많은 고민을 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혼자 책을 읽으며 했던 생각들이 작가님의 설명을 만나니 더 풍부해졌다. 특히, 저서의 글을 발췌하여 이야기 해주실 때가 그랬다. 뿐만 아니라 다른 도서에 있는 글에 대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또한, 사진을 통해 여행 경험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사진 한 장만으로도 많은 것을 기억하고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있음을 느꼈다. 사진이 갖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필자도 사진을 통해서 말로는 다 설명하지 못할 어떤 느낌에 대해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하고 싶은 열망은 강하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못하고, 계획 없는 여행을 꿈꾸지만 늘 불안에 휩싸여 철저한 계획을 하고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떠난다'는 단어 조차 필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강연을 들으면서, 앞으로는 '떠나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고민거리를 얻었다. 작가님의 경험과 라이프 스타일을 들으면서 강연 제목처럼 좋은 여행을 잠시나마 할 수 있었다. 

 

허기를 달래기엔 편의점이 좋다.

시간을 주는, 묘한 느낌을 알기엔 쉬는 날이 좋다.

몰래, 사람들 사는 향내를 맡고 싶으면 시장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의 옆모습을 보기엔 극장이 좋다.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기에는 파도가 좋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내가 태어난 곳이다.

조금이라도 마음을 위로 받기엔 바람 부는 날이 좋다.

여행의 폭을 위해설면 한 장보다는 각각 다르게 그려진 두 장의 지도를 갖는게 좋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이병률



이는 작가님이 강연 중에 소개해주신 책의 일부이다. 평소에도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중 가장 좋아하는 부분인데 직접 작가님의 생각도 들을 수 있어 반가웠다. 위의 문장들은 모두 읽어보면 공감할 수 있는 말들이다. 하지만 선뜻 먼저 생각날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필자도 이처럼 일상의 것들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서지은 2017-09-25 추천(1)
[명사의 지식강연] 이병률 시인이 선사하는 '좋은 여행'


9월 15일,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명사의 지식강연’ 행사가 있었다. 명사는 이명률 작가·시인으로,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끌림’ 등의 책으로 잘 알려진 분이다. 나 역시 유명한 책인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를 읽은 적이 있다. 역시나 예상대로 많은 학생들이 참석했다.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병률 작가는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글을 쓰려 하니 배운 게 없고 읽은 게 없었다고 한다.(본인이 말씀하신 걸 옮김) 그래서 고등학생 시절부터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한다. 아무 방향이나 정해서 한없이 계속 걷는 것 - 누군가는 이를 무의미하고 덧없는, 전혀 인생에 도움 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머릿속에 가득한 생각들을 정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결과를 생각하기 보다는, 그 부담을 잠깐 내려놓는 것. 두렵지만 의미있는 일이 분명하다.



당신이라는 안정제 라는 책을 인용하면서 불안이 없어지는 것보다 감미로운 불안을 느끼는 것이 낫다고 한 게 기억에 남았다. 감미로운 불안이란 무엇인가 나도 잘 모르겠고 또 과연 감미로운 불안이 존재할까? 라는 의문이 떠오르긴 했지만, 불안을 완전히 버리는 것은 절대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바에는 그 불안을 '감미롭게' 바꿔서 함께하는 게 더 낫겠지.



그리고 혼자 다니는 여행을 좋아하고, 남들이 말 거는 것도 되게 좋아한다고 했다. 역시 여행 산문집을 쓰신 분이라 그런지 여행에 대한 내공이 깊어보이셨다. 나는 여행을 많이 다녔던 편은 아닌데 낯선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항상 엄청나게 빡빡한 계획을 짜서 오직 나의 일행하고만 다녔지만, 한번쯤은 이렇게 자유로운 여행을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자신이 속한 세계와 다른 세계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나같이 두려움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과제겠지.



가장 좋았던 부분은 '다이어리를 쓰는 것'에 대한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내 보물 1호가 그동안 써온 다이어리들일 정도로 나는 다이어리 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가 쌓아온 기록을 다시 들춰볼 때면 정말 재미있다. 물론 가끔은 귀찮기도 하고, 스트레스 받는 날에는 그 내용을 글자로 옮기는 것 만으로도 정신적 부담이 너무 크다. 하지만 작가님이 어떤 식으로든 발전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거라고 하셨고, 나 역시 이에 동의한다. 좋은 사람이 되는 기록 - 좋은 사람이 과연 어떤 사람인지 몰라도, 나의 이야기를 꾸준히 쓴다는 게 여간 보람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다이어리를 쓰는 게 좋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뻤다. 나의 취미가 역시 의미 있는 취미구나 싶어서. 그리고 언제든 본인에게 글을 쓸 것. 역시 글을 많이 쓸수록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나의 모멘텀은 과연 언제였나. 사실 나는 모멘텀이 아직 나에게 오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바로 지금인 것 같기도 하다. 확실히 말하기가 어렵다. 추가 심하게 흔들려야 인생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데, 나는 언제쯤 안전하게 중심을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조금 다른 시선이 우리를 성장시킨다.’라는 문장. 강연이 처음 시작될 때 슬라이드에 나온 문장이었는데 여러 부분을 관통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경직된 사고를 가진 나에게 각성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한, 그런 문장이었다. 



강연에서 인용된 글들이 다들 좋아서 그 책들도 꼭 전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열정적으로 듣는 다른 학생들을 보면서 감탄하기도 했다. 긴 방학 끝 시작한 2학기가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할 무렵, 마음의 양식이 된 좋은 강연이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좋은 여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열심히 견뎌야지.
최일우 2017-09-25 추천(1)
9월 명사의 지식강연 이병률 시인이 선사하는 좋은 여행을 듣고
9월 명사의 지식강연 이병률 시인이 선사하는 좋은 여행을 듣고






 지리교육과  방준호





중앙 도서관을 지나다니다, 이병률 시인의 강연 배너를 보고 신기해서 신청을 했다. 사실 나는 ‘산문작가’로 알고 있었는데 ‘시인’이라는 단어가 어색해, 검색을 해보았다. 죄송하게도 이병률 시인님은 본래(사실 ‘본래’ 라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시인이셨다. 『끌림』이란 작품을 좋아하기도 했고, 좋아한다면서 작가가 시인인지 산문작가인지도 몰랐구나 싶어서 강연을 신청하였다. 문뜩, 이런 작품을 쓰는 작가님은 어떤 사람인지가 궁금해졌다.



『끌림』이란 작품을 읽을 때면, 나는 마치 한적한 집 앞 카페에 앉아있는 것 같다. 커피가 유난히 맛있지도 않고 맛이 없지도 않다. 그리고 나의 테이블 맞은편에는 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타국의 냄새를 품고 있는 친구가 내 앞에 앉아있다. 그냥 그런 에티오피아 커피보다 더 이국적인 향기를 갖고 있다. 그런 그가 나에게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그런데 커피보다도 이국적인 친구가 말하는 그 여행 이야기는 이상하게 한국에서 찌든 내 이야기이다.



내 상상 속 친구의 모습과 실제 작가님의 모습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다. 처음 만난 작가님은 나의 상상 속 친구보다 다소 날카롭다. 아니 주관이 뚜렷하다. 강연은 단상 중앙에서가 아니라, 왼쪽 구석의 교탁 앞을 고집한다. 강연 시작 전 사진 촬영 요청을 강연 후로 미룬다. 직선적이면서 정중하다. 그 대화의 당사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함부로 얘기할 수 없지만, 그 고집이 불편하게 들리진 않았다. 강연 중에도, 뚜렷한 주관을 보여주었다. 여행은 혼자 가는 것을 좋아하고, 목적 없이 강가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유난히 기분이 나쁘거나 들뜨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여행 갈 때는, 책을 가져가지 않는다. 여행 순간의 감정이 텍스트 해석에 영향 끼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심하면서, 냉철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보통 이렇게까지 확고한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그 기준을 통해서 받아들이고 판단하기 마련인데 작가님은 무언가 달라보였다. 그 누구보다 포용력 깊게 많은 것을 받아들이고, 공감하고 반응하는 것 같았다. 그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사람들과 사진 하나하나 마다 담긴 이야기, 그리고 그 사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가님의 표정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과를 양 손에 들고 있는 남성은 그 힘든 히말라야 산맥에서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고, 중국에서 식사하던 사람들도 음식만큼이나 따듯하게 웃고 있다. 차가울 정도로 냉철해, 사람들을 글자들처럼 조각조각 분해해 분석할 것 같은 작가님이 그렇게 사람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따듯한 웃음을 사진에 담는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었다.



고작 1시간의 강연으로 어떤 사람에 대해서 평가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우습지만, 강연을 통해 본 작가님은 냉철하기도 하고 퍽 따듯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냉철함이 있었기 때문에, 작품 속에서 본인의 따듯함을 정확하게 담을 수 있고, 독자에게 잘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작가님을 보고나니, 편안하게 말을 건네듯 읽혔던 글들이 얼마나 힘들게 다듬어졌을지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짧은 1시간이었지만, 50명 안팎의 밀도 있는 소규모 강연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강연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가까이서 좋아하는 작품의 작가님을 직접 보게 되고, 작가님의 분위기를 느끼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염희옥 2017-09-18 추천(2)
우수이미지 이병률 작가님을 만났다. 드디어!
2017년 9월 15일 오후 3시에 명사의 강연이 있다고 했다. 명사는 이병률 작가라고.

한 달 전부터 수시로 도서관 홈페이지를 드나들던 덕분에 발 빠르게 <두 번째 신청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기다리던 그날이 오늘이 됐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리에 착석했다.

 

#이병률 작가.

우연히 꽤 오래전에 ‘끌림’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됐다. 해외 첫 여행을 위해 서점에 들렀다가 책 제목처럼 미묘한 끌림에 의해 꽤나 많은 양의 책을 사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 작가님의 이름에서 오는 몽환적인 매력도 꽤나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믿고 보는 작가님이 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섬세함을 가장한 고독함을 솔직하게 풀어냈던 용기 때문일 거다. 고민 없이 여행하는(것처럼 보이는) 여유도 한몫 거들었겠지만 말이다. 아무쪼록 나는 오늘 그토록 먼 발치에서만 바라보던 작가님을 직접 만났다. 뭐랄까. 짝사랑 같은 느낌이었다면 더 이해가 쉬울까?

 

황현산 문학평론가의 <밤이 선생이다>를 시작으로 김연수 작가의 <여행할 권리>, 김동영 작가의 <당신이라는 안정제>, 황상열 작가의 <모멘텀> 등, 다양한 책의 일부를 발췌해 낭독하고, 작가의 생각을 말하는 시간으로 강연이 꾸며졌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모멘텀에 대한 질문이었다.

 

“당신의 모멘텀(탄력, 추진력)은 언제였나요?”

 

조금은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관점을 바꿔보니 지금이 내 삶의 모멘텀이라고 굳게 믿는다. 추를 중심으로 맞춰가는 과정에서는 여러 번의 시소게임을 거쳐야만 한다. 좌, 우로 수없이 흔들거리다 비로소 중심을 잡아가는 그 과정을 지금 겪고 있다고 생각하니 감사가 절로 나온다.

  

#청춘의 사랑

나를 입체적으로 있게 하는 힘이 ‘사랑’이라는 말을 넌지시 던지셨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나 역시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우리가 애인 사이, 조금만 특별했거나 그냥 썸 타는 사람으로만 끝났을지라도 나는 상대를 통해 참으로 많이 배웠다. (상대도 그렇게 느꼈기를 바라며) 조금 더 시간이 지나 우리 모두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청춘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그때 그랬지. 하하. 호호” 웃을 수 있는 지금이 되기를 소망한다.

 

#스스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이 떠오른다. 외로운 길이더라도, 자신이 정한 길을 따라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그 끝에 길이 있을 거라는 말. 매 순간을 디자인하며 살아야겠지만, 늘 마음속의 그 꿈을 잊지 않고 걸어갔으면 좋겠다. 바구니 속에 있는 흰색, 검은색 각각의 바둑돌이 순서에 상관없이 우리들 손에 잡히겠지만, 순서만 다를 뿐 언젠간 다 손에 쥐게 될 것들이니까. 다시 말해 누구에게나 각자의 타이밍은 존재하니까, 그때를 위해 우리 모두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끝으로 좋은 시간을 준비해주신 담당자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기획을 하고, 준비를 하고 그것을 잘 맺음 하는 과정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필요한지를 알기에. 오늘을 우리는 ‘터닝포인트’라고 부르게 될 것이다. 참 멋진 강연이었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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