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재밌는 강의
박준 시인은 문단에서도 유명하고 습작생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나는 살면서 유명한 사람을 만나본 적이 별로 없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박준 시인이라 기뻤다.
명사의 특강이라 하면 지루할 것 같고 시인의 특강이라고 해도 지루할 것 같으니까
시인이 나오는 명사 특강이라면 아주 많이 지루할 것 같은데 그 시인이 '박준'이라서 들었던 것이다.
과연 문단의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던 거 같다.
동그란 안경을 끼고 운동화를 신고 등장한 시인의 모습은 어른인가? 학생인가? 싶을 정도로 우리와 멀어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말한 '요즘 젊은 시인의 삶' 또한 창작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는 상냥하고 듣기 편한 음성으로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한 때부터 얼마나 오랜 기간동안 습작을 했는지,
자신의 작품을 향한 피드백에 대해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시를 쓰면서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인지 등을 소상하고 다정하게 말해주었다.
모르긴 몰라도 그 말에서 비롯된 것이 나에게는 '희망'이나 '용기'처럼 밝은 단어가 아니라
지금처럼 꾸준히 하면 된다는 '집념'을 느끼게 했다. 그곳에서 말을 나누었던 모든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것을 느끼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