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된 길을 걷는다. 뒷걸음치며, 나아간다.
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란 말을 남겼다. 국사 교과서의 앞 장에서 역사의 의의에 대해 논할 때 항상 나왔던 명제였다. 최근 한국사에 대한 학생들의 무지와 무관심이 화두가 되면서 역사의식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생각해보면, 중고등학교 때부터 시험에 역사의 흐름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해졌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엔 그 시절에 관련된 유물이 뭐였는지 정도만 알면 풀 수 있는 문제였던 것 같지만, 중고등학교 때엔 그렇지 않았다. 하나의 역사에도 상반된 평가가 존재한다. 그 모든 것이 진실일 수도 있지만,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수십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해보는 것, 한 번 실제로 보는 것이 진정으로 납득하게 된다는 것을 느낀다. 역사란 승자의 역사이고, 주관성이 섞여들어간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역사를 다시 한 번 보는 것은, 사람의 감정과 욕망은 반복된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대의 경험을 참고하기 위해서, 역사의 장을 편다. 그리고 현재가 과거임을, 미래임을 다시 한 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