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공모]파인만이 한국사람이었다면
파인만이라고 하면 대중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인 물리학서적을 펴낸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책은 물리학과는 별로 관계가 없고 ‘파인만이라는 한 천재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라는 의문점을 해소시켜줄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파인만 아버지의 교육법, 원자폭탄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겪은 여러 가지 사건들과 그에 대한 의견들은 그가 어떠한 사람이었는지,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그에게서 두드러지는 가장 큰 매력은 탐구에 대한 열정과 학자로서의 소신 있는 모습일 것이다.
1) 창의적 사고를 길러준 훌륭한 아버지
책에 드러난 파인만의 아버지는 많은 지식을 알고 있지는 않았으나, 아들에게 과학적인 사고를 심어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람이다. 아버지는 파인만에게 새의 이름을 여러나라의 언어로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어서 아들에게 네가 이제 저 새에 대해 아는 사실은 고작 이름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아버지는 항상 아들로 하여금 관찰하게하고 그 현상에 대해 설명을 하도록 유도하는 사람이었다.
2) 자유롭고 독립적인 인간: 파인만
새벽에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전한 기자에게 “아침에 전화해도 되지 않소”라고 쏘아 붙이고 전화선을 뽑아 버릴 만큼 명예에 초연하고, 물리학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만큼은 이야기하는 상대방이 어떠한 권위를 가진 사람이던 반대의견이 있으면 스스럼없이 개진하는 파인만은 한국에서 살았으면 정말 정신적으로 피곤한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그와 같은 명성을 갖게 되었을지도 의문이다. 일례로 파인만은 교육학이라는 것이 기술적 오류와 논리적 허점을 지닌 과학의 탈을 쓴 사이비에 지나지 않는다며 사회과학 및 교육업계 종사자들을 진노케 할 발언을 하였다. 그의 눈에 한국의 교육자들 대부분은 사이비교의 충실한 신자로 비춰질 것이다. 그의 말이 옳던 그르던, 과학이라는 객관성을 충실히 지키려는 소신 있는 발언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 가”라는 책에 따르면 서울대생이 A+를 받는 법은 무섭도록 간단하다. 교수님 강의 내용을 토씨하나 빠뜨리지 않고 적어서 예쁘게 답안지를 작성하는 것이다. 여기에 학생의 의견은 배제된다.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교까지 연장되는 주입식교육은 한국인 노벨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주요한 원인중의 하나로 비판 받아온다. 이제까지 그러한 틀에 갇힌 사람들에게 파인만의 모습은 하나의 동기부여로 작용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간에 여성이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왔던 그의 ‘소신있는 발언’은 애교로 넘어가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