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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총 균 쇠 (무기 병균 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발행처
문학사상사
발행년도
2013
ISBN
9788970128856 

리뷰

조민 2015-11-30 추천(0)
[북리뷰공모]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인류의 진화
역사상 인류가 이루어낸 주요 발전은 유럽이 해내었으며, 여전히 유럽은 경제를 비롯한 세계의 여러 부문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현생 인류가 먼저 출현되었다고 추정되는 아프리카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자랑할만한 발전 결과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후발주자로 볼 수 있는 유럽이 어떠한 이유로 아프리카를 뛰어넘는 발전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을까? 대부분은 백인이 흑인보다 뛰어나다는 것과 같은 비뚤어진 진화론적 관점인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를 답변으로 내세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이들의 주장을 반박함과 동시에 유럽과 아프리카가 가진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는 색다른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백인이 사용하는 물건을 만들지 못하였나?"라는 뉴기니의 한 친구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시작된 이 책의 저자는 인류 발전에 있어 발생한 문명의 불평등은 바로 환경이 이끌어 냈다고 하였다. 우선 백인들의 주 활동무대인 유럽엔 가축화와 작물화를 할 수 있는 터전과 적절한 야생동물이 존재하였다. 또한 지리적으로 농경과 기술의 확산이 용이했으며, 기후적으로도 농경생활에 방해될만한 요소가 적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들은 농경 생활을 타 대륙에 비해 우선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으며, 농경 생활의 결과 잉여 자원을 생산해냈으며 다른 복합적인 사정과 결부되어 결국 국가(제국), 문자, 쇠로 만들어진 무기를 만들어내었다. 반면에 신대륙과 아프리카는 가축화와 작물화에 한계가 있거나 지리적ㆍ기후적 요소가 농경생활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럽과 같은 발전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나아가 유럽인들은 농경생활을 하며 가축에서 시작된 질병(균)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러한 가축이 없는 타 대륙의 인간들에겐 가축에서 비롯된 질병이 그들에겐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총,균,쇠를 보유한 유럽인들은 신대륙과 아프리카를 뛰어넘을뿐만 아니라 이들을 정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역사의 차별적인 발전은 인종의 우월성과 같은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환경적 차이에서 발생한 결과이며, 만일 흑인들이 유럽에서 시작했고, 백인들이 신대륙이나 아프리카에서 시작했다면 지금의 세계는 흑인 중심 사회로 바뀌었을 것이 저자의 답변이자 주장이다.

이처럼 저자가 주장하는 환경결정론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미리 자신의 주장에 제기될 반론을 재반박하며 오해의 여지를 미리 없앴기 때문에 더욱 논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고려되지 않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이 논리를 정도로 보긴 힘들다. 더욱이 별다른 압력 없이 책을 접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총과 균과 쇠라는 다소 딱딱한 제목을 가졌으며 700여 쪽이라는 분량을 가졌기 때문에 이 책을 쉽사리 접하기 꺼려질 것이다. 하지만 생긴 것과 다르게 읽기 쉽게 쓰여졌을 뿐만 아니라 국내 고대역사와 관련된 내용도 나오기 때문에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읽어보고 저자의 논리를 받아들이며 자신의 관점으로 반박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