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과 인간
오이디푸스는 영웅으로, 아름다운 이오카스테를 아내로 맞고 왕이 되어 테베를 다스린다. 그리고 아내가 자신을 낳은 어머니라는 것과 길거리에서 죽인 노인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머니에게 동생이자 자식인 아이들을 낳게 하고, 아들을 저버린 아버지를 죽인 오이디푸스의 운명은 왜 이리 가혹한가. 이는 그의 아버지인 라이오스가 교육을 부탁받은 이웃나라의 왕자 크리시포스를 강간해 받은 처벌이라고 한다. 아들이 자신을 죽일 거란 신탁을 받은 라이오스는 이를 피하기 위해 아들을 죽이려 하지만 신의 말은 정해진 길로 향할 뿐이었다. 모든 것은 인과관계가 있다고 하지만, 왜 그 잘못을 오이디푸스가 감내해야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이 소설이 운명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운명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불완전함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소포클레스가 이처럼 글을 쓰고자 했다면, 그래. 알겠다. 나는 모든 것이 이미 정해졌다고 믿지 않지만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해보는 것은 좋다. 소포클레스는 운명을 믿는 사람이었을까? 당시엔 신전도 있고, 신을 믿는 사회였으니까 더더욱 그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