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내 머릿 속에서 베르테르라는 인물은, 가장 악랄하고 못된 주인공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사랑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무책임한 죽음을 택했다. 베르테르는 자신의 자살로 모든 것을 끝내고 싶어 했지만, 현실은 그러한 베르테르의 희망과는 현저히 달랐다. 모든 책임은 베르테르가 그토록 사랑한다고 외치던 로테의 몫으로 돌아갔다. 베르테르가 죽고 난 뒤, 로테는 이전과 같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 아마, 그렇지 못 할 것이다. 베르테르는 자신의 죽음으로서 젊은 로테의 삶을 철저히 망가뜨렸다. 죽은 것은 베르테르와 그의 사랑만이 아니다. 그녀의 행복한 삶도, 베르테르의 머리를 관통했던 총소리와 같이 한 순간에 터져버리곤 사라져버렸다. 사랑이라는 것은 얼마나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감정이란 말인가. 나는 그것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며 배웠다. 책임지지 못하는 사랑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 적어도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에 책임을 졌으면 한다. 베르테르와 같은 비극적인 결말은, 소설로 족하다.